2025. 4. 28. 16:26ㆍ아웃도어공장/등산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의정부 한마음산악회 회원분들과 함께 수락산 산행에 나섰습니다. 맑고 포근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 들뜬 마음을 안고 회원들은 청학리계곡 입구에 모였습니다. 오늘의 코스는 꽤 긴 여정이었지만, 각 구간마다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서 마치 한 편의 봄소풍을 떠나는 기분이었어요. 그럼, 이제 따뜻한 햇살과 함께한 우리 산행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
등산코스 : 청학동계곡-마당바위-대슬랩-사과바위-호박바위-칠성대-기차바위-수락산 정상-철모바위-종바위-아기코끼리바위-하강바위-치마바위-작은 여성봉-도솔봉 우회-수락산역
1. 청학리계곡 — 봄물이 흐르는 산책로
의정부 한마음산악회 회원들은 아침 9시 20분 청학리계곡 마당바위에서 집결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버스시간 때문에 20여분 늦게 출발 하게 되었고 빨리 뒤쫒아 가야하는 상황으로 청학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자 마자 달려야 했습니다.
계곡 입구는 벌써 봄기운이 완연했어요. 여기저기서 물소리가 힘차게 흘러나오고, 갓 올라온 연두빛 새순들이 계곡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청학리계곡은 수락산 등산코스 중에서도 가장 평화로운 구간 중 하나입니다. 부드럽게 이어진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계곡물 소리를 벗삼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초입부터 봄꽃이 만발해 있어,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가 없었어요.
청학리계곡은 예전 무분별하게 즐비한 무허가 음식점, 술집은 사라진 상태로 이제 맑고 청명한 계곡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탈바꿈 한지 얼마 안됩니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혁신적인 조치로 이러한 음식점이 모두 퇴출되었고 오롯이 시민들에게 다시 돌려준 계곡이 된 것이죠. 한여름에도 발이 시릴정도로 차갑고 맑습니다. 지금은 계곡을 따라 데크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계곡과 함께 힐링로가 되었고 여름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찾아와 더위를 식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2. 대슬랩 — 거대한 암벽을 오르다
계곡 데크길을 따라 걷다가 임도로 올라와 조금 걷다보면 우측에 보덕암 간판이 보입니다. 이곳이 수락산 대슬랩 들머리인데, 고민을 좀 하다가 늦은 시간을 고려하여 좀더 빠른 대슬랩으로 오르기로 결정하고 보덕암으로 들어 섯습니다. 이곳 슬랩은 하단부, 중단부, 상단부로 나뉘는데 하단부 부터 시작하면 더 힘들고 장단지에 무리가 있을것 같아 이번엔 하단, 중단부는 패스하고 바로 보덕암윗쪽으로 직상하여 상단부 슬랩으로 바로 가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너덜지대를 힘들게 올라가 본격적인 대슬랩 하단부에 도착 할수 있었습니다.
수락산 대슬랩은 경기도권 3대 대슬랩으로 손꼽히는 거대한 암반 지대인데요. 사실 초보자도 릿지화를 착용하면 쉽게 오를 수 있을 만큼 경사가 무난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가파르고 압도적 위압감으로 무서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슬랩 중간부분에 오를때 탁 트인 조망이 펼쳐져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햇살을 받으며 미끄러질 듯 반짝이는 슬랩 위를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면서, "아, 봄이다" 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졌습니다.
3. 사과바위 — 자연이 만든 예술품
대슬랩을 지나 조금 오르면 좌측에 나타나는 사과바위. 이름처럼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생김새가 인상적입니다. 멀리서 보면 꼭 커다란 사과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가보면 씹다버린 사과 처럼 보인다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거대한 암덩어리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오르고 있을때쯤 윗쪽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하냥 어서와"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대슬랩 상단부에서 잠시 쉬고 있는 회원들과 그렇게 만났습니다. 우리는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도 찍고 간단한 간식도 나누었습니다. 봄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감싸주어, 이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호박바위 — 묵직한 존재감
잠시 휴식시간을 뒤로하고 조금 더 올라가면 우측으로 등장하는 호박바위는, 이름처럼 큼직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바위입니다.
호박바위는 웅장한 기운을 품고 있었어요. 여기 호박바위는 두번째 방문 인데 오를때마다 시원한 뷰와 뒷쪽으로 수락산 명물 기차바위를 오르는 사람들의 옆모습을 감상할수 있다는 묘미가 있습니다. 이곳은 앞으로는 시원한 뷰가 펼쳐지고 뒤로는 수락산이 병풍처럼 평쳐져있어 다른곳보다 상대적으로 바람아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바위 벽 사이사이에는 봄바람에 실려 온 작은 들꽃들이 피어 있었고, 그 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잠시 숨을 돌리며 바위에 앉아 쉬었습니다. 봄바람이 뺨을 스치고, 산꽃들이 춤을 추었습니다.
5. 칠성대 — 하늘과 맞닿은 곳
호박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수락산 정상부로 향하는 길입니다. 이 구간에서 만난 칠성대는 바위봉우리들이 별자리를 이루듯 모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칠성대에 올라서면, 사방이 뻥 뚫리는 기분!, 산 아래 펼쳐진 청학리 시내와 멀리 경기권 산들이 펼쳐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맑은 날이라 그런지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가벼웠고, 마음은 한없이 자유로웠어요.
6. 기차바위 — 이어지는 긴 바위줄
칠성대를 지나 우측으로 약간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기차바위. 긴 바위가 마치 기차처럼 이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리들은 바로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최근 안전을 위해 기차바위 출입을 통제하다 로프를 교체후 재 개방한 기차바위를 가기로 했습니다. 이구간은 살짝 아찔한 암릉길이 이어지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미있습니다. 이곳 기차바위의 유명세로 지방에서까지 오는 산악회가 많다고 합니다. 이곳은 반드시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인데, 릿지 경험이 많은 분들은 그냥 오르기도 합니다. 마치 진짜 기차를 타듯 한 줄로 길게 이어진 우리 모습이 어찌나 정겨웠는지요.
7. 수락산 정상 — 봄바람이 반겨주는 곳
드디어 수락산 정상(해발 638m)에 도착했습니다.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었던 순간이었어요. 정상에서는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하늘은 어느 때보다 높고 푸르게 열려 있었습니다. 모두 정상석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따뜻한 햇살과 산뜻한 봄바람이 우리의 땀을 시원하게 식혀주었어요. 회원들중에는 정상 태극기를 붙잡고 인증사진을 남기기도 했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기도 했습니다. 나는 예전 정감어린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요. 한때 핫 이슈였던 정상석 실종사건의 주역이었던 산이 바로 수락산이었습니다. 당시 이로인해 임시로 나무 정상석이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있었는데 이후 다행히 뽑혀 버려졌던 예전 정상석이 발견되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더 소중하고 정겨운 정상석이었습니다.
8. 철모바위 — 철모처럼 둥글게
하산길에 만난 철모바위는 볼때마다 그 독특한 모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둥글둥글한 바위 모양이 마치 군인들의 철모(헬멧)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철모바위 위에서는 잠시 쉬어 가기 좋은데요, 봄볕에 따뜻하게 데워진 바위에 앉아 다리도 풀고 서로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9. 종바위 — 장대한 기운
철모바위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만나는 종바위. 마치 대형 종을 닮았다고 해서 종바위라 부릅니다. 이곳은 비교적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조용히 자연을 느낄 수 있었어요. 부드러운 바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잠시 사색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10. 아기코끼리바위 — 귀여운 깜짝 선물
하산길 막바지, 눈앞에 깜짝 나타난 아기코끼리바위! 정말 작고 귀여운 코끼리가 바위 꼭대기 그 위에서 웅크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산행 내내 웅장한 바위의 신기함과 더블어 귀여운 아기코끼리 바위를 만나니,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회원분들과 함께 "이거 진짜 닮았다!"며 웃으며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11. 하강바위 — 암벽 릿지꾼들의 기초 교육장
하강바위는 그 우람한 바위 위용과 형태로 인해 암벽 하강 기초 교육장소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위인데요. 산행하다보면 바위에서 하강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워킹으로 하강바위 꼭대기로 진입할수 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뷰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에 일부 간큰 분들은 이곳을 꼭 들려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저도 자주 가는 곳인데 오늘은 회원들과의 합을 맛추어 산행해야해서 패스했습니다.
12. 치마바위 — 휴식하며 맛보는 달콤함
철모바위를 지나 하강바위를 뒤로하면 나오는 치마 바위다 수락산 정상에서도 맛볼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이곳에서도 맛볼수 있다. 한가하게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느끼며 도솔봉과 서울 도봉, 노원, 남양주 불암산을 조망할수 있는 곳입니다.
13.수락산 여성봉 — 그 신비함의 비교
도봉산의 여성봉 만큼은 아니지만 수락산에도 아주 작은 여성봉이 있답니다. 등산로 옆으로 비켜있어 잘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는분들은 아는 꼬마 여성봉입니다.
14. 도솔봉 — 우회하는 하산길
끝으로 들른 도솔봉. 도솔봉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마지막으로 주변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은 마무리 지점입니다. 우리는 도솔봉을 끼고 있는 등산로로 바로 내려왔지만 이곳 정상에서 바라보는 수락산 정상 방향 뷰가 너무 아름다워 생략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됫풀이 시간을 맟추어야 해서 도솔봉은 우회해서 하산 했답니다. 봄날의 그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그리고 함께 한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마음이 참 따뜻해졌어요.
15. 하산 — 수락산역 뒷풀이
도솔봉을 내려서, 드디어 수락산역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총 6시간 남짓 걸린 긴 여정이었지만, 누구 하나 다치거나 지치는 일 없이 즐겁고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봄날의 수락산은 꽃처럼, 바람처럼, 햇살처럼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밝혀주었습니다. 오늘 함께한 모든 회원분들께 감사하며, 다시 한 번 이렇게 멋진 봄날 소풍을 떠날 날을 기대해봅니다.
수락산 산행 등산코스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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