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16. 15:05ㆍ아웃도어공장/백패킹
통영 우도에서의 낭만적인 여정을 마무리하고, 나는 배를 타고 욕지도로 향했다. 바다를 가르며 도착한 욕지도는 생각보다 꽤 큰 섬이었다. 그냥 가볍게 한 바퀴 도는 섬일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도로도 잘 되어 있고, 차로 일주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정도였다.
배에서 내려 우측 해안도로로 캠핑카 핸들을 돌렸다. 그리고 시작된 욕지도 해안 드라이브. 그런데 이게 웬걸?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운 거다. 고도가 살짝 높아서 도로 아래로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예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나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심지어 해안 마을로 내려갔다 올라오기도 여러 번. 그 모습은 마치 한국판 하롱베이 같달까? 주변의 작은 섬들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햇살 아래 바다는 반짝이고… 그냥 감동. 이러다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섬의 반 정도만 돌고는, 아쉽지만 캠핑장으로 향했다. 기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이제 슬슬 자리 잡아야 할 시간이었다. 지금 와서보니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있다.
가는 길에 욕지도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렀다. 꽤 큰 마트였고, 식자재 종류도 많았다. 반찬이랑 술, 음료를 사며, 두툼한 삼겹살도 장바구니에 넣었다. 여행은 역시 먹는 게 반이다. 그리고 옆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도 가득 채우고 나니 이제 진짜 캠핑장만 남았다.
내가 향한 곳은 네이버 고객 리뷰로 유명한 흰작살 캠핑장. 배에서 내려 차로 10여 분 정도면 도착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텐트 두 동 정도만 설치되어 있었다. 덕분에 이 공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
캠핑장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있고, 5m만 걸어가면 몽돌 해변이 펼쳐진다. 투명한 바다색은 동남아 못지않게 맑고, 물속 돌들이 다 보일 정도였다. 여기가 진짜 한국 맞아?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사장님께 전화로 자리 문의를 드렸는데 흔쾌히 오케이. 얼마나 고맙던지. 자리 잡고 장비 셋팅하고 있으니 벌써 해질 무렵. 마트에서 사온 반찬과 삼겹살로 저녁 준비. 밥도 직접 지어서 욕지도 바다를 바라보며 한입, 그리고 소주 한잔. 바다 한번 보고 한잔, 밤하늘 한번 보고 또 한잔. 이게 바로 낭만이 아닐까.
요금 : 유료주차 5,000원, 캠핑 1인 15,000원, 샤워 5,000원, 민박 2인 20,000원, 전기사용 1일 10,000원
밤에 캠핑장 사장님이 도착하셔서 인사를 나눴다. 인상도 좋으시고 말도 참 정감 있게 하셔서 금방 친근감이 생겼다. 알고 보니 프리다이빙 강사도 하신다고. 교육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니, 뭔가 더 특별해 보이는 공간이랄까. 전화번호 010-7447-5902
밤은 조용했다.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잔잔하게 귀에 머물렀고, 고요 속에서 마음도 함께 가라앉았다. ‘행복하다’는 말 외엔 설명이 안 되는 감정. 그런 밤이었다.
둘째 날, 아침 햇살에 눈을 뜨다
캠핑카 창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따스한 빛이 볼을 스치며 깨워주는 그 느낌,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었다. 자연스레 눈이 떠지고, 커튼을 젖히자 눈앞에 바다. 그 바다가 여전히 잔잔하고 맑고 고요했다.
가볍게 옷을 갈아입고, 에어보트를 꺼냈다. 욕지도 해안 마을을 따라 보트 투어를 나섰다. 영롱한 햇살 아래, 조용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떠가는 느낌은 그야말로 ‘내 세상’. 옆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어촌 마을도 보기 좋았고, 바다 위에서 바라본 캠핑장과 섬들의 풍경은 정말 그림 같았다.
보트 투어를 마치고 돌아와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 시간은 나 혼자만의 우주 같았다. 슬며시 흘러나오는 음악과 가사가 분위기를 더했고, 순간 울컥. 행복하다는 감정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오후엔 낚시, 프리다이빙까지 욕지도의 모든 것을 느끼다
점심 무렵, 겟바위로 향했다. 바다낚시에 도전! 결과는 꽝이었지만, 힘차게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숭어떼의 쇼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마치 바다가 준비한 특별한 공연 같았달까? 아마도 산란기라 그런 모양이었다. 이틀 동안 계속 이어진 숭어의 허공 점프는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다.
따뜻한 오후 햇살을 느끼며 전신 슈트를 챙겨 프리다이빙에 도전했다. 캠핑장 끝쪽에는 수초대가 잘 발달해 있어 그곳으로 진입. 물속 세상은 신비로웠고, 문어와 멍게가 많다고 했는데, 그건 나중에 듣고서야 알았다. 괜히 아쉬웠다. 아침 보트 투어 때 봤던 캠핑장 중앙 맑은 수역이 바로 그 포인트였다니! 그래도 그 순간 그 물속에서 숨죽이고 바라보던 풍경들은 아직도 생생하다. 다음번엔 꼭 문어도 잡고, 더 오래 더 깊이 잠수해야지.
캠핑장과의 작별, 그리고 새로운 다짐
흰작살캠핑장은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었다. 힐링 그 자체였다.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고, 다음에 오면 함께 밤새 술잔을 기울이기로 약속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장님이 감기에 걸리셔서 이번엔 무산. 그래도 언젠가 꼭 그 약속을 지키러 다시 올 거다.
2박 3일의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갔는지. 너무 좋아서 하루 더 머물고 싶었는데, 토요일 약속이 있어 아쉽게도 아침 배를 타고 통영으로 돌아왔다. 그 와중에 일기예보에선 비가 온다고 했지만, 다행히 배는 떴고, 그렇게 다시 현실로 복귀.
욕지도에서 의정부까지 약 9시간의 운전. 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머릿속엔 온통 바다, 보트, 캠핑, 햇살, 숭어떼, 그리고 삼겹살과 소주. 잊지 못할 추억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까.
욕지해운
욕지해운 정보하나
일단 배가 최신식이다. 편의성이 좋다. 전화 055-649-2041
■중화출항 시간표(7회 운행)
06:20 직항, 08:00 직항, 09:20(연화도 평일 경유), 10:40(연화도 평일 경유), 12:20 직항, 13:40 직항, 15:10 직항
■욕지 출항 시간표(7회 운행)
07:25 직항, 09:20 직항, 11:00 직항, 12:20 직항, 13:40 직항, 15:00(연화경유), 16:20 직항
영동해운
중요한 팀 하나!!
영동해운은 배가 크고 일기가 다소 불량하더라도 결항하는 경우가 드물다. 통영여객터미널까지 가는 시간도 대략 1시간으로 비슷하다. 따라서 비가와서 안개가 끼어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전날 배가 뜰지 모르겠다. 지켜봐야한다 한다면 영동해운으로 전화해 볼것. 전화 : 055-645-4025
통영 삼덕항
욕지도 출발 (7회 운행)
08:00, 09:40, 11:30, 12:30, 14:15, 15:30, 16:35
삼덕출발(7회 운행)
06:45, 08:30, 10:00, 11:00, 13:00, 14:00, 15:30
차량운임 : 경차 18,000원, 1톤 20,000원, 승용차 22,000원, 승합차 27,000원
여객운임 : 대인 7,600원, 중,고등학생(경로) 6,000원, 소인 3,800원
낚시가게
다음에 다시 욕지도로 떠난다면...
이번 여행으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프리다이빙도 더 깊이 들어가야 하고, 패들보드랑 서핑보드도 챙겨가야지. 문어도 꼭 잡고, 사장님과 밤새 술도 마셔야 한다. 욕지도의 이 감성과 낭만은 한번 맛보면 헤어나오기가 어렵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숨어 있다는 걸. 통영 욕지도, 그리고 흰작살캠핑장은 분명 다시 찾아오고 싶은, 아니 자주 오고 싶은 그런 곳이다.
다음엔 당신도 욕지도의 감성 속으로 빠져보길.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바다 위 작은 천국이었다.
✅ 정리하며, 욕지도 캠핑 체크리스트
📍 흰작살캠핑장 : 예약은 전화 문의가 가장 빠름
📍 사장님 매우 친절하심
📍 하나로마트 : 생각보다 크고 품목 다양함
📍 주유소 : 쎌프주유
📍 겟바위 : 바다낚시 포인트지만 장비는 충분히 준비해야
📍 프리다이빙 포인트 : 캠핑장 끝 수초대 지대, 캠핑장 정중앙 어초지대,슈트 필수(문어, 멍개)
📍 보트: 날씨 좋은 날 오전 시간대 추천
흰작살캠핑장에서의 힐링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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